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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나의 노래

우수(憂愁)

by 최성동 2012. 6. 26.

 


 

  

 

우 수(憂愁)

                          -최성동-

 

 

 

한잔의 술을 마시고...

영혼의 고독이 머무르는 자리에서다.

내 상한 육체를 찢어 뭉게우는

강한 향수에 마음이 비리다.

 

울 수도

그렇다고 웃을 수도 없는

부끄러운 체면에 얼굴만 붉어진다

떨어지는 술잔이 탁자에 부딪칠 때

선한 모습이 촛점만 아련하다

 

또 한잔의 술을 부으며...

세월의 윤회가 머무른 자리에 서다.

설움과 설움이 응고되어 맺혀진 곳

아픈 별리(別離)가 마음에 서럽다.

 

심히 부끄러운 내 정욕의 나신(裸身)은

충혈하는 눈망울에 원망만 그득하다

내 작은 가슴에 묻어둔 비애(悲哀)는

소리없는 호소로 눈물만 들축인다.

 

멀리 사라지는 정 때문에

뿌리치는 손길을 붙잡진 못하였다

지짐거리듯 떨어지는 장마비에

서러운 이별을 소리없이 씻으련다.

 

-십수년전 어느 여름날 술한잔에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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