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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나의 노래

대둔산의 첫눈 기행

by 최성동 2012. 7. 13.

 


   
대둔산의 첫눈기행(I) 최 성동


첩첩이 쌓여 내려 뻗은
형형(形形)의 기암 절벽
밤새 누가 빚었는가
하늘끝 마천에서 신선의 바위까지
제 멋 찾아 흐르는
재넘이 바람끝에 담아오는
천년의 전설


 


젖빛 하늘안에 재워오던 눈구름은
사물사물 바위새를 초설(初雪)의
은빛으로 돌아
빛바랜 갈색 단풍나무 사이를
되알지게
세어 날리는 하얀 이슬 눈꽃되어
억겁의 시련으로 지쳐
쓰러질듯 누워버린 소나무의 가지끝에
순백의 늦가을 동화로 수(繡)를 놓고  


 


삼선의 바위를 숨어 오는 운무는
하늘로서 내리는 신선의 춤이런가
처질듯이 처질듯이
기운 내려 앉은
늙은 나목(裸木)의 가지끝을 애무하고
영글지 못한 여인네의 속살을 뒤집듯이
몽글스레 피어나는 하얀 젖가슴을
응어리 성어리
부어 놓는다


 


연연히 이어 오르는
무리의 발꿈치 따라
금강 다리굴을 쫓아오르는
계단에 기대서서
중년 산인(山人)의 가슴에
밀려오는 번뇌를
차오르는 한숨에 토해내고
금강에서 삼선대의 오름길을
소원(所願)하려다
출렁다리 밑으로 뚤린
천길 벼랑 아래로
애잔한 사랑만 실어
날려 보낸다.

 



         -- 동창회날 첫눈내리는 대둔산 설경에 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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