淑에게 부치는 글
「 淑에게 부치는 글 」
괴로움,
그리움,
환희, 눈물, 절망 ......
헤픈 서러움, 묵은 想念
...... ...... ......
淑아 !
귀 끝에 시려오는
북풍의 잔상도
태고에서 비롯된 전설이련만
정녕 진실을 찾아 울다가는 기러기 마냥
가슴에 피어나는 동심초
여리디 여린 마음으로
짙은 성숙을 갈망하고
한송이 백합을 염원하기 보다는
차원 다른 女人象을 그리는
경원하는 삶 속에서.
淑아 !
차가운 겨울이 싫어
져린 피를 토해낼 듯한
까막까치의 슬픔도
행여
가실까 봐
매몰찬 북풍에 시달려
시련을 배우는 냇 건너
소나무의 울음도
된서리의 존엄 앞에서
영원을 노래 하려다 희미해지는
생명을 찾아 피다 지친
국화의 의미도
이제는 숨길을 다한
나의 理想
淑아 !
눈이 내린다
하얗디 하얀
하얀 눈이 내린다
곡마단 큰애기의 상고춤 마냥
하얀 원무를 그리며
눈이 내린다.
희끄므레한 시선으로
살포시
잠긴 미소를 지우며
잽힐 듯 잽힐 듯
허공을 난무하는 너의 허상은
초라한 고독을
희구하는 소녀 마냥
그리움에 산화되는
내 마음의 꽃이여 !
淑아 !
동이 튼다
찬란한 해가 솟아 오른다
냉정한 겨울밤의 시련과 함께
너와 나는 또 하나의
아담과 이브를 생각 했었고
깨끗한 인생을 염원했었지
淑아 !
너의 맑은 이름 마냥
너의 고운 동공 처럼
인생을
저리 고운 인생을
하얀 눈 처럼 하얀 눈 처럼
가식은 지나간 유물
하얀 눈 처럼 희게 살자
淑아 !
웬지 모르게 눈물이 나와
뜨거운 가슴에서 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