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꽃
최 성동
보리이삭 패어 영그는 입하(立夏)의 계절
배고픈 전설의 슬픔을 아는지
뭉실하게 피어오르는
너의
하얀 자태는 푸른 햇빛에 감겨
반사되는 너울에 나의 실눈이 부셔진다.
가로수 길따라 피어 있는 이팝나무 꽃
갸녀린 꽃잎이
실어오는 갯바람에 살랑대며
가지끝에 흔들려 푸른 5월을 희롱하고
아름답다 못해 향기마저 버린 너는
여름 눈꽃이 되어
검청치마 속으로 베어오는
임신한 여인의 속곳 밑 마냥
하얀 아픔을 툭툭 밀어낸다.
청록의 바람따라 꽃 지며 가는 길에
푸른 설움을 저리도 토해내고
초라함이 시들기 전 떠나가기를 배우는
옹골진 너의 옹가슴이
진한 쟈스민 향처럼 젊음을 미혹하며
미풍에 실어 보내는 아카시 향에 밀려
눚은 봄을 배웅하는 속 깊은 아낙네의
초하의 아련한 속 내를 가슴안에 담아낸다.
- 2009. 5.7일 이팝나무가로수길이 하도 예뻐서 -
-목포시 중앙로에 핀 이팝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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