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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꽃

최성동 2012. 6. 26. 13:59

-여름 눈 꽃 이팝나무 꽃 -

 

 

 

이팝나무 꽃

 

                         최 성동

 

보리이삭 패어 영그는 입하(立夏)의 계절

배고픈 전설의 슬픔을 아는지

뭉실하게 피어오르는

너의

하얀 자태는 푸른 햇빛에 감겨

반사되는 너울에 나의 실눈이 부셔진다.

 

가로수 길따라 피어 있는 이팝나무 꽃

갸녀린 꽃잎이

실어오는 갯바람에 살랑대며

가지끝에 흔들려 푸른 5월을 희롱하고

아름답다 못해 향기마저 버린 너는

여름 눈꽃이 되어

검청치마 속으로 베어오는

임신한 여인의 속곳 밑 마냥

하얀 아픔을 툭툭 밀어낸다.

 

청록의 바람따라 꽃 지며 가는 길에

푸른 설움을 저리도 토해내고

초라함이 시들기 전 떠나가기를 배우는

옹골진 너의 옹가슴이

진한 쟈스민 향처럼 젊음을 미혹하며

미풍에 실어 보내는 아카시 향에 밀려

눚은 봄을 배웅하는 속 깊은 아낙네의

초하의 아련한 속 내를 가슴안에 담아낸다. 

                    

 - 2009. 5.7일 이팝나무가로수길이 하도 예뻐서 -

 

                          -목포시 중앙로에 핀 이팝나무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