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름이 있는 날에는
오늘처럼 푸르름이 있는 날에는
하얀 태양을 바라보고 싶다
가슴에 뭉쳐있는 창자빛 설움을 토해내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마음의 순수를 저 만큼 멀리 감추고
심부에 깊숙이 버려진 무거운 추억의 타래를 찾아
그저 아는 듯 모르는 듯
달려가고 싶다.
실눈에 쏟아지는 백광의 작열함이
차갑게 식어버린 내 젊음의 열정을 지피우진 못할지라도
오장저리며 울컥 밀려드는
내 서러운 눈물을 태울 수만 있다면
무언의 침묵으로 그저 두팔 벌려
푸르름을 포옹하며
저 월출의 꼭대기까지 뛰어 가고 싶다.
- 최 성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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