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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옥헌의 목백일홍
최 성동
무거운 여름의 찌들음에
무욕의 부끄럼을 훨훨 벗어 던지려니
새악시 수줍음이 아직도 남았는지
연자빛 몸뚱이를 배뚝배뚝 뒤틀다가
농짙은 8월의 열기를 당해내지 못하고서
휘어진 가지사이 푸르름도 모르란 채
진분홍 꽃잎들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명옥헌 연못가로 둘러 있는 목백일홍
수백의 세월을 연연히 이어오며
삭이지 못한 열병으로 가슴앓이 애태우다
물속에 비친 하늘이 너무도 새파라서
백색 태양의 희롱에는 힘에 겨워 버렸는지
청록으로 단장한 제 몸 하나 못감추고
피워 올린 꽃잎들을 수도 없이 내려놓고
저리 붉은 슬픔을 하늘 향해 호소한다.
- 2012. 8. 6일 명옥헌 사진 촬영을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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