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나의 노래

유달산의 목련화

최성동 2012. 7. 13. 16:23

 
 
  유달산의 목련화
  시    : 최 성 동
 
 
  춘설(春雪)이 자고간 유달 기슭 양지녁에
  지난 겨울 북풍을 서러이 이겨내고
  가지끝을 애무하는 미풍에 유혹되어
  봄 타는 중년 여인의 속 앓음도 모른 듯이
  애틋한 가지눈을 미련없이 찢어낸다.

  박복한 사랑의 그리움 보다는
  순결한 여인의 가슴에서 묻어 나는
  꽃송이 방울방울 백옥의 향기되어
  수줍은 새색시 젖망울 부풀 듯이
  저리도 고운 자태를 볼 붉히며 내어 놓고

  춤추 듯 지나가는 가지 사이 엷은 바람에
  하얀 꽃송이 너울 되어 옛사랑을 노래하며
  살포시 재운 미소 속에 머무는
  너의 슬픈 사연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지처버린
  가슴 앓는 연인들의 추억을 위로하며
  고결한 눈물되어 소리없이 피었는가

 

              -2010. 3.31일 유달산 자락의 목련화를 감상하며 -